<기사펌>전우회 "심판하겠다"... 영화 <미친시간> 뒤늦게 논란 :: 2005/02/19 12:08

[오마이뉴스] 전우회 "심판하겠다"... 영화 <미친시간> 뒤늦게 논란 전우회 "심판하겠다"... 영화 <미친시간> 뒤늦게 논란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지난 2003년 제작, 이미 수차례 상영된 다큐멘터리영화 <미친시간>(제작 서울영상집단. 연출 이마리오)에 대해 최근 월남전 참전 군인들이 항의하는 등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미친시간>은 참전 군인과 현지인의 증언을 통해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다. 베트남참전인터넷전우회(회장 김하웅. 이하 전우회)는 최근 이 영화에 출연해 민간인 학살을 증언한 김영만(60. 마산) 정무식(57. 마산)씨에 대해 "심판하겠다"면서 항의하고 있다. 김하웅 전우회 회장은 17일 김영만씨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전우회 홈페이지에는 "전우 여러분이 심판하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와 있고, 회원들도 여러개의 댓글을 달아 참전전우회 중앙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미친시간 영상보기'라 하여 서울영상집단에서 만든 영화를 그대로 올려놓았다. -전우회 "한국군 능멸하는 것에 못 참아" '뒤늦은 반응'의 출발은 한 '전우회 네티즌'의 글이었다. 전우회 회원인 서현식씨는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최근 한 전우가 사이트에서 영화를 찾아 알려왔다"면서 "고민 끝에 중앙회와 의논한 뒤 올리고, 중앙회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치미는 분노를 억제하고 1시간여의 동영상을 보았으나 이 나라에 비싼 밥 먹고 이런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분개하고, 이런 전우가 있다는 것이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통 속에 사경을 헤매는 고엽제 환자는 안중에도 없고, 적화통일(베트남) 이후의 당시 베트콩들의 말만 믿고 한국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현재 홈페이지에는 김영만씨와 서울영상집단의 사무실 전화번호나 인적사항까지 제시해놓아, 회원들로 하여금 항의전화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하웅 회장은 "영화에서는 당시 한국군의 전술지침을 열거하면서 '보이는 것은 모두 베트콩이다'거나 '깨끗이 죽이고 깨끗이 불태우고 깨끗이 파괴한다'라고 해놓았던데, 이는 한국군의 전술지침도 아니었다"면서 "한국군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이 들어있는데도 국방부 등에서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이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사자들한테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실을 규명하는 차원이라면 얼마든지 동조할 수 있으나 한국군을 부정하고 능멸하는 것에는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영상집단과 출연자에 대해 법적 대응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독·출연자 "뒤늦은 반응 이해 못해... 협박까지 당했다" <미친시간>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전우회의 뒤늦은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영화는 2003~2004년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최근 홈페이지에 올려지면서 인터넷을 통해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82분의 전체 영화 속에 김영만씨와 정무식씨의 증언은 10분 정도 담겨 있다. 김씨는 1966년 10월~1967년 3월 사이 청룡부대 소속로 월남 짜빈둥 전투에 참가했으며, 정씨는 1970년 11월 월남에 들어갔다. 김씨는 영화 속에서 "전쟁 때 전우는 형제보다 더 가깝다, 동료가 죽으면 분노가 일어나게 되고 그래서 더 잔인해진다"면서 짜빈둥 전투 당시의 민간인 학살 사실을 증언했다. 또한 정씨는 상사가 3명을 묶어놓고 해코지를 하라고 시켰다거나 마을 초토화 지침에 따라 간난아이까지 희생되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우리는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증언했다"면서 "전우회 회원이라는 사람이 어제(17일)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협박성 글을 올려놓았는데, 앞으로 상황을 지켜본 뒤에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을 맡았던 이마리오씨는 "월남전 민간인 학살은 지금 나온 증언도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면서 "영화가 만들어 상영된지가 언제인데 지금와서 그러는 것에 대해 황당하기도 하고, 인터뷰를 해준 사람한테 전화를 해서 명예훼손성 협박을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미친시간>은? <미친시간(mad minutes)>은 지난 2003년에 제작,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인디다큐페스티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2004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와 인권영화제 때도 상영됐다. 이마리오 감독은 "과거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파병으로 인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도 하기 전에 한국정부는 또다시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했다"며 "또다시 잘못된 역사를, 그리고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의 변에서 설명해 놓았다. 영화에서는 베트남 전쟁 생존자 7명의 증언이 육성으로 담겨 있다. 서울영상집단은 "30년도 더 지난 그 깊은 학살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통과의례를 가해자였던 한국사람에 의해 또다시 경험해야 했던 민간인 학살의 생존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속에서는 베트남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진다. 응웬 반 또이(76)씨는 "67세 된 마을 노인을 잡아서 망고 나무에 묶고 모기장으로 얼굴을 씌운 뒤 총을 쏴 죽였어, 그들은 한 사람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을 33명이나 죽였어"라고 증언했으며, 브이 티 농(48)씨는 "만약에 전쟁이 생기면 어떤 나라도 참전하지 마세요, 나는 전쟁을 안 좋아해요, 현재 이라크 전쟁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서 너무 슬퍼요"라고 말했다. 응웬 티 니(93)씨는 "두 대의 헬기가 투이보촌 고소이 지역에 군인들을 내려놓고 떠났고, 놀란 마을 사람들이 땅굴을 찾아 숨고 군인들은 그들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며 "한국군은 굴 속에서 기어나오는 사람들을 차례로 쏘았다, 145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팜 티 호아(77)씨는 1968년(음력 1월 26일) 135명이 학살 당한 하미마을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그만 이야기해요, 다시 과거가 생각이 나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라 말했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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