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입니다 :: 2006/02/13 12:34

현정입니다 작년 여름부터 "더불어 사는 집"을 촬영해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집이란 노숙인들이 빈 집을 점유해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청계천변의 삼일아파트는 잘 아시죠? 서울시 도심 개발 건설의 시발이었다가 청계천 고가도로와 더불어 청계천 슬럼화의 상징처럼 된 시민아파트로서, 이년여 전부터 철거와 관련해 여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던 건물이죠 이 삼일 아파트의 주민들이 거의 다 이주해 나가고 철거대책위원회와 십수 가구만이 남아서 거의 빈 건물로 버려진 공간이 되어가던 2004년 여름 노숙인 아저씨 몇 분이 빈 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이 "더불어 사는 집"의 시작이었습니다 경작할 토지가 없는 농민이거나 살 집이 없는 도시 빈민이 지주의 노는 땅을 점유해 들어가 경작을 한다던가 도심의 버려진 빈 공간을 점유함으로써 주거의 안정을 꾀하는 것은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점거운동으로 근대 초기부터 생겨났던 것입니다 이른바 '남의 집'에 들어가 산다는 것은 주거가 소유권을 보장받는 재산이 아니라 사적 소유보다 더 먼저 보장되어야 하는 생존권으로서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직접적인 행동입니다 비록 서울시가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서 버려진 공간이 거의 없는 조밀한 지역이긴 해도 노숙인들이 들어가 살 빈 집이 있더군요 서울시가 다세대매입임대주택의 소유와 관리를 도시개발공사에 넘겼는데 부실 주택에 대한 관리 소홀로 저소득층에 임대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다세대주택이 서울에 200여채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 삼일아파트에 살던 노숙인 아저씨들은 이 다세대매입임대주택 중 한 곳을 점거해 들어갔습니다 그 곳이 사진의 건물입니다
2005년 12월 31일 해가 저물어 가는 늦은 오후 촬영을 하다가 지겨워서(?) 핸드폰으로 한컷 찍어봤습니다 사람이 집을 필요로 하듯이 집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창문 사이로 불빛이 비치는 집은 집으로서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간헐적으로 촬영을 겸하면서 촬영분을 리뷰하며 구성을 구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집에 처음 점거해 들어간 후 도시개발공사와 합의를 거쳐 올 2월 말까지는 살도록 인정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한이 다가옴으로써 새로운 계획이 진행될 것 같기 때문에 다음주부터는 2차 촬영에 들어갑니다 첫 글이라 엉성한 보고가 된 듯한데, 앞으로는 좀 더 자주 그리고 상세히 진행 상황을 알려드리지요 이 작품 기푁으로 작년 11월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제작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때 제목은 "로드 스타즈"였는데 바뀔 것이 분명해서 지금은 그냥 이 공동체의 이름인 "더불어 사는 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업 중" 카테고리에 "더불어 사는 집" 말고 "대답해..."가 또 있는데, 지금 미연이 이 작업 때문에 팔레스타인에 가 있습니다 (그 곳이 선거에서 하마스 압승과 신문 만평 사태로 매우 어수선하다는데) 무사히 돌아오면 그 작업에 대한 글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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