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은평영화제 후기 :: 2014/10/05 23:36

사람을 만난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건 늘 두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막상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대부분 그 두려움은...

설레이는 무엇으로 변해 있곤 합니다.

 

영화를 보여주고 본다는 건,

대화를 나누는 한 방식입니다.

 

관객을 만난다는 건 사람을 만나는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그 기쁨에는...

그 영화의 제작자가 나이냐 아니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꼭 내가 만든 요리가 아니어도,

내가 맛본 좋은 음식을 벗에게 이웃에게 권하고,

그렇게 조금씩 벗과 이웃과 정을 쌓아가는 그런 기쁨입니다.

 

서영집 다큐 다시보기도, 신다모 상영회도, 은평영화제도

제작의 성취와는 또 다른 그런 기쁨을 느끼는 일이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인디다큐페스티발 최민아 사무국장과 함께 했던...

5회 은평영화제결산 정보 공유합니다.

 

단편다큐멘터리 모음 <송여사님의 작업일지>, <송전탑>, <씨없는 수박 김대중> - 관객 20

장편극영화 <족구왕> - 관객 83명 만석

장편다큐멘터리 <퍼스트 댄스> - 관객 57

장편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 관객 83명 만석

 

네 타임 상영, 243분의 관객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아쉬운 건, <족구왕>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감독님이 바쁘셔서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 우선 아쉽습니다. <우리별~> 같은 경우는 질문 많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더 아쉽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가장 공들여 준비했던 단편다큐멘터리 모음에 더 많은 관객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비가 왔던 날씨 탓이려니 생각합니다. 사실... 단편다큐라는 장르도 낯설고, 영화에 담긴 이야기들도 조금은 두려울 수 있겠다는 걱정도 없지 않았습니다. 비록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보신 주민분들이 매우 재미있어 해주셨고, 놀라워하기도 하셨고, 고맙다는 말씀도 남겨주시고 했습니다.

 

걱정은 <퍼스트 댄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극장 로비에서 홍보할 때, 천원이라는 티켓값에 관심 보이시다 설명을 듣고 인상 쓰며 떠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표를 끊어가신 중년부부도 있었고, 여중생들도 있었습니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는 놀랍게도 영화를 보신 거의 모든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셨고, 이런저런 질문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주인공의 부모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는 애정어린 대답을 해주신 아주머니도 계셨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이런 영화가 개봉 돼서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주머니도 계셨습니다. 2시간 정말 행복했다는 감상도 있었고요, 다큐는 처음 봤는데, 홈비디오 같이 정다웠다는 학생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유명한 영화제에서 독립영화나 다큐에 익숙한 관객분들을 만나는 것도 소중하고 기쁜 일입니다만...

 

이런 작은 상영회 때면 꼭 한둘 이상 만나게 되는 낯선 관객분들의 애정어린 반응이 늘 고맙고 고맙습니다.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어렵고 지루하고 아프기만 이야기라는 편견을 넘어오신 관객분들, 사실 생각해보면, 그분들 늘 떠나시며 만족스런 미소를 남겨주셨습니다. 편견은 관객들이 아니라 영화 만드는 저희들이 쌓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영화 만드는 일 못지않게 영화 보여주는 일에 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은평영화제는...

(은평구청)이 예산을 배정하고 민(은평누리축제 추진위)이 운영하는 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를 맡아 진행하는 영화제라... 사공이 많습니다. 예산배정도 늘 줄고 있고요...

무엇보다 사진 박고끝내버리는 관행사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더더욱 1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지역에 거주하는 여러 동종업자분들과 힘을 모아,

정기적인 상영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극장이 아니어도, 몰라서 그렇지, 독립영화를 좋아해주실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이웃들과 좋은 영화 벗 삼아 정다운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3일 겨우 4타임의 짧은 영화제였지만, 피곤하네요^^;;

영화제 스텝분들 정말 고생 많으시구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조명 받아야 할 스텝분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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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미연감독이 아이디어 내고 북카페 쿠아레권실장님이 디자인한, 산뜻하게 누네띠네,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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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상영후 지역 동종업자들과 가진 친목 교류의 시간, 은평영화인의 밤 (장소는 북카페 쿠아레” (역촌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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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CGV 한 귀퉁이의 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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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마무리 후 인증샷. 공미연, 최민아, 김청승.

  

(사진 3, 4 출처는 은평누리축체 추진위 홍보팀 cafe.daum.net/epnuri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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