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드립니다 :: 2015/01/01 16:35

오랜만에 소식 전합니다.
서울영상집단입니다.

4월 16일 인디다큐페스티발2014 축제의 폐막식날이었습니다.
흥겨운 뒤풀이 자리에서 오고가는 취기 쌓인 얘기들 속에서 소식을 들었습니다.
배 한 척이 침몰했고, 오전에 나온 뉴스가 오보였다는 얘기들...
영화제 동안 보았던 좋은 다큐멘터리들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차 있었고, 눈 앞에 술잔이 놓여있는데...
실감이 날 얘기였겠습니까?
다음날부터 뉴스들을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생방송으로 전달되는 격앙된 인터뷰들과 하나둘 전해지는 배 안의 영상들...
여전히 실감되지 못하는 얘기들이었습니다.
실감하자면 감당하지 못할 얘기들이었습니다.
다만 다큐 작업자의 욕망만이 꿈틀거리더군요.

다큐멘터리 소재로서 대박이구나.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이 모두 드러나는 이야기겠구나.
기록해야 해.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은 어떡하지?

수많은 동료작업자들을 핑계로 하던 작업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말 그대로 미치겠더군요.

더 이상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작업을 마치자면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나긴 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망각의 계절들이었습니다.

낡은 가정들이 여전히 곳곳에서 파헤쳐지고 있었고
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꾸준히 높은 곳으로 올랐습니다.
생필품과 세금이 오르는만큼 권리들은 하나둘 잃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게 있어, 내 일을 핑계로 침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도 힘들어. 나도 위로가 필요해...
 
잊고서, 실은 멍하니 지나는 시간들 속에 들린 구멍가게였습니다.
담배값이 올라있더군요.
그렇습니다...
해가 바뀌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그 겨울도 생각해보면 참 추운 계절이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질문이 던져졌던 계절이었죠.
그에 대해 어떤 응답을 했던가 되짚어 봅니다.
역시 참 추운 계절입니다.
두 눈 딱 감았다 뜨면..

부질없이 또 봄이 와있겠죠

질문이 던져지기 전에 만들었던 영상이고, 몇 차례 보여드렸던 영상입니다만,
다시 한번 여러분과 보고 싶어서 공유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되지 못하더라도, 저희가 기원하는 무엇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앞 이야기에 이어서... 한편,
4월 16일 이후는 저희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날들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업은 왜 하고 있는 것이며,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들이죠.
하나의 '작품'으로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
사회를 위한 '운동'으로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기록'으로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
그에 앞서 보여드리고 나누고/볼 수 있기나 한 작업인지...

요즘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극장에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동시에 개봉한 또 다른 다큐멘터리 "파티51"은 많은 분들이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죠..
또 한편, 개봉의 기회도 잡지 못한 대부분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의 사정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다이빙벨"이나 "국제시장"이 정치적으로만 해석되고 배제되고 확대되는 과정도... 씁쓸하고요..

어쨋건 수많은 독립다큐멘터리 작업자들은 관객들이 알든 모르든
꾸준히 좋은 다큐멘터리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치, 방 아랫목에 정성껏 술 빚어 지인들과 잔 나누는 상황이긴 하지만요.. 
혹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면, 여러분 한분 한분이 좀 더 적극적인 다큐멘터리 관객들이 되어 주십사..
바래볼 뿐입니다.
저희도 틈틈이 좋은 작품들 상영 소식 여러분들과 나누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래 영상은, 비교적 젊은(?) 작업자들의 모임인
신나는 다큐 모임'에서 만든 패러디 영상입니다.
보시고, 다큐멘터리에 대한 애정을 불태우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 한해가 지났다는 충격인 건지...
배로 뛴 담뱃값이 충격인 건지..
주절주절 두서없는 소식지가 되고 있네요...

마지막 소식입니다.
2011년 <술자리다큐> 이후로,
또 한편의 서영집 작품이 완성돼가고 있습니다.

때론 지겹고, 때론 무의미해보이고, 때론 돈이 아깝더라도
항상 저희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새작품 상영소식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두들, 꼭 2015년이 아니어도 하루하루 늘 건강하고 행복들 하시길,
여러분 모두들 안녕하시길 기원합니다.

으랏차차, 으랏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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