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 독립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며(소개글) :: 2004/06/07 10:51

독립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며
이충직(중앙대 영화학과 교수)
서울영상집단은 그 존재 자체로 이미 한국 독립영화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1982년 서울영화집단으로 출발해서 오늘의 서울영상집단으로 성장하기까지 이 땅에서 독립영화가 맡아야할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며 이어져 온 그들의 작품활동은 몇 번의 통합과정을 도약의 계기로 삼으며 한층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서울영상집단은 96년에 <변방에서 중심으로: 한국독립영화의 역사>를 책으로 엮어 발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영상으로 한국독립영화의 역사를 정리했다. 문서로 된 자료보다 보관과 정리가 더욱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70년대 이후 한국독립영화의 중요한 순간들을 모아서 정리한 이번의 영상작업은 한층 의미있는 작업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단순한 기록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진실 추구의 미덕과 함께 독특한 관점으로 한국독립영화의 역사를 돌아보며 어려운 시대를 극복해 온 독립영화인들의 투쟁과 갈등을 통해 그들의 고뇌와 보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 동안의 독립영화에서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무감과 역사적 당위성이 작품의 질에 우선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단순히 주장하고 이해하길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관객의 자발적인 감동과 공감을 자아내는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우리의 독립영화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으며 독립영화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투쟁을 해왔는지, 그리고 독립영화를 지키기 위해 애써왔던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며 그들의 작업 과정에 드러나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담은 이 작품은 신화에 묻혀 화석으로 둔갑할 위기를 맞고 있는 독립여화의 실상과 아픔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독립여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TV화면이라는 매체를 통해 서로 대화하듯 진행되는 인터뷰는 대면해서 듣기 어려웠던 서로의 솔직한 답변을 유도해 냄과 동시에 독립영화인들의 생각과 그들의 삶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느끼게 해 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긍정적인 것은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요란한 눈요기거리나 사건이 없음에도 독립영화의 역사와 그 주역들의 서로 다른 생각과 태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독립영화의 역사를 정리함과 동시에 이제 독립영화의 지평이 한층 넓어져야 됨을 예견하고 있다. 독립영화는 질적인 수준의 도약은 물론이며 좀더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민중들의 삶에 접근하며 그들의 삶과 희망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좀더 전문화 된 작업을 통해 한국영화의 신선한 자양분이 되야 할 것이다. 이제 독립영화는 더 이상 한국영화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독립영화 스스로가 증명해 보여야 하며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도약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소책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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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 자기성찰:나는 영화를 왜 하는가?(소개글) :: 2004/06/07 10:51

자기 성찰 : 나는 영화를 왜 하는가?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독립영화를 주인공으로 하여, 내부자의 시선으로 다시 그 안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20여 년 간 독립영화계 내․외부에서 수많은 부딪힘을 겪으면서도 ‘시대를 품고 출발한’ 독립영화인 모두가 함께 만든 영화이며, 다큐멘터리로 쓴 다큐멘터리사(史)이다. 항상 사회의 변방에 위치해온 ‘독립영화’라는 우리의 이름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은 97년 1월 ‘총파업승리를 위한 공동영상제작단’ 결성 및 비슷한 시기 독립영화계에 불어닥친 검열의 바람에 맞서 함께 싸우는 중에 제기된 것이었다. 80년대 서울대 얄라셩, 서울영화집단, 장산곶매 등 1세대 선배들의 증언을 비롯해 자료와 현재 활동을 조명하며 독립영화의 자기 성찰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시대를 품고 출발’해 ‘때로는 전사’인 독립 영화인들이 꿈꾸는 세상을 보여준다. “영화를 왜 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은 독립영화인들에게 항상 유효한 질문일 것이다.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예담, 2003, 독립다큐멘터리 연구모임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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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 인터뷰 중에서 :: 2004/06/07 10:51

송능한 (영화감독) “그날 카메오로 정성일 부장하고 김홍준 선배가 출연했어요. 우리 옛날 서울영화집단 시절에 정성일 씨도 수시로 와서 술도 먹고 얘기도 나누고 토론도 하고 그랬었는데, 내가 정성일 씨한테 “책을 끼고 있다고 다 영화하는 건 아니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정성일씨는 “카메라 든다고 다 감독하는 건 아니지”라고 외치고 나갔대요. 눈길을 걸어서 흠.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뒤에 카메오로 등장했고 나는 레디고를 외치고.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던 거예요. 나는 약속을 지켰다는 거지. 15년만에 늙었지만 하여튼 레디고를 하는 순간 역으로 그럼 나는 영화를 하고 있는가 라는 자문을 하게 됐다고.” 정성일(영화평론가) “옛날 친구니깐요. 송능한 감독도 굉장히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지만은 사실 시나리오 작가, 극장 기획실장, 뭐 그 다음에 방송 작가, 여러 가지 일을 다 하면서 저는 영화감독 못할 줄 알았어요. 어 하지만 결국 하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영화감독을 해낸 이 옛날 영화 친구에게 작은 축하라도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송능한 감독이 제안했을 때 정말 기쁘게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축하의 방법이예요.” 김윤태(영화감독) “나는 기지촌 소도시에서 살았는데 집이 구멍가게를 하고 있어서 영화 포스터를 붙이러 온다구, 극장에서. 그럼 티켓을 주고 가요. 그걸로 가는 거야. 용가리 뭐 이런 것들 보고, 닥터 지바고라든지 미워도 다시 한 번 이런 것들이 기억이 나요. 영화뿐 아니라 극장 안의 풍경들. 오징어, 땅콩, 그 물건 팔러 다니는 사람들 있잖아. 극장 안에 꽉 차는 비린 오징어 냄새. 내가 영화를 하겠다는 생각은 그때 했을 리가 만무하지. 다만 극장가는 것을 좋아 했을 뿐이고. 그땐 아이들이 전부 다 그랬듯이. 근데 내가 이렇게 한참 얘기해도 되니?(뒷목 긁고 눈 비비고) 뭐 그런 세계를 동경했던 거지. 김종삼의 시에 나오는 그, 먼데서 아이에게 온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두밀리 아저씨 “그래 만약에 내가 진짜 돈 좀 벌어 가지고, 내가 서울영상들 진짜 어언 벌써, 4년이란 세월은 진짜, 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4년이면 진짜 그 친밀해져 가지고 우리 가족 같애 가지고, 만약에 진짜 여기 언니들 있지만 나중에 그 밑에 그냥 전부 다 후배들 그 서울영상에 계속 있고 그러면은 진짜 서울영상에다 기부를 하고 싶어, 진짜 막 팍팍 밀어주께."
<변방에서 중심으로> 소책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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