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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보다, 영화 보는 수요일] 레즈 :: 2015/07/3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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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라는 이념 아닌 이념이 참 무섭습니다.
체 게바라 T셔츠로 상징되듯, 경쟁 구도로 몰아넣고 무엇이든 상품으로 둔갑시켜 버리거든요.


한때 지성과 양심, 정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새 대학은, 그저 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학원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5월에 상영했던, 오현민감독의 <울면서 달리기>가 신자유주의에 포섭되어버린 지금의 대학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 각각 5년 10년의 시간이 기록돼있는,

선호빈감독의 2011년작 <레즈reds>와 전상진감독의 2013년작 <주님의 학교> 두 장편다큐는 대학이 신자유주의에 포섭되고 변질되어가는 그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중 선호빈 감독의 <레즈Reds>를 8월 상영작으로 여러분과 함께 보고자 합니다.


이 영화에 담긴 사건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2005년, 한 명문대학 총장은 대학의 '글로벌화'를 주장합니다.
기업들이 대학에 건물을 지어주고, 대학은 그 건물에 기업의 명칭을 붙여줍니다.
삼성도 그 기업 중 하나였고, 총장은 의례적으로 이건희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선물합니다.
문제는 기업인에게 하필 철학박사학위를 주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를 반기거나 이에 무관심했습니다.
문과대 학생들은 이에 분노했지만 침묵했습니다.
극소수의 학생들이 회장의 입장을 막으며 저항했습니다.
1년 후, 이 학생들은 다른 사건을 핑계로 '출교'됩니다.
출교자들은 대학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합니다.
농성은 1년 2년 길어져만 갑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출교자들에 무관심하거나, 그들을 비판합니다.
학교 망신 시키고, 자신들의 취업길을 막았다고 비판합니다.
출교를 결정한 교수들은 정의의 법관인양, 선처를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강경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총장은 대학 신자유주의화의 리더가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사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출교자들과 나머지 학생들 그리고 교수들과 기업이 얽힌 역학관계들은 이후 대학의 정의를 뒤엎어버립니다.


이 영화는 형식적으로도 매우 특이합니다.
대부분 투쟁현장을 다룬 다큐의 카메라는 당사자들에게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근데 이 영화의 카메라는 한가로운 대학 캠퍼스를 스케치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열람실에서 책을 보는 학생들, 꽃 핀 캠퍼스를 걷는 학생들, 잔디밭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연인, 사색에 잠긴 복학생, 대학 곳곳의 상징물들...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들입니다. 
그 대학의 풍경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기도 합니다.
그 풍경들 속에서 끊이없이 쏟아내는 학생과 교수들의 집단적 욕망(이기심)은 가히 폭력적입니다.


이제는 경쟁과 스펙쌓기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대학... 일베, 서북청년단 등 보수집단들의 당당함이 일상화 된 지금에는 어쩌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레즈>는 저희 서울영상집단 멤버들이 강추하는 다큐이니, 시간 내서 꼭 보러 오세요^^
8월 5일 수요일 저녁 8시, 서울 은평구 역촌역 1번 출구 앞 
북앤카페 쿠아레입니다.




[줄거리]
 2006년 4월, 고려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수를 감금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2006년부터 고려대로 통합되는 고려대 병설 보건대학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일어난 일이었다. 학교는 시위에 참가한 학생 중 일부에게 출교라는 강경한 징계를 내린다. 출교된 학생들은 징계의 과정 및 결과가 비민주적이고 부당하다고 여겨 고려대 본관 앞에 천막을 세운다.
이 천막은 2008년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고려대와 출교생들의 법적, 정치적, 물리적 싸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출의도]
 2005년, 고려대학교는 백주년을 맞았다. 어윤대 총장은 민족의 대학을 벗어나 세계고대로 나아갈 글로벌 비전을 선포했다. 기부금 유치 신기록을 세웠고 캠퍼스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올라갔다. 국제 교류가 활발해졌다. 학교에는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고려대의 인지도와 취업률이 높아졌다. 학생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이름을 달고 올라가는 대리석 건물 뒤에는 지저분한 자치공간이 있었다. 등록금은 매년 인상되었다. 국문학과 교수는 영어로 한국의 시와 소설을 가르쳐야 했다. 졸업을 위해서는 토익과 한자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학교 내의 갈등이 심해졌다.
출교된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한국 최고사학을, 글로벌 리더를 자처하는 고려대가 ‘개혁’과 ‘발전’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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