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 구성개요 :: 2004/06/07 09:35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충돌/열정/영화/인간/희망'의 5개 단락으로 되어 있다. 현재 독립영화계 내부에서 혹은 독립영화라고 일컬어지는 모든 활동의 안팎에 존재하는 공감과 충돌 그리고 희망이 처음과 끝을 감싸고, 열정 가득한 가슴으로 시대를 품고 영화를 시작한 사람들, 세상의 많은 것과 부딪혀 싸우면서 영화를 지켜야 했던 사람들, 그들의 영화 작업과 일상의 면면을 다루는 각각의 단락은 이 영화가 독립영화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독립영화계 내부의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 주관적 성찰의 영화이기를 드러낸 것이다. 프롤로그 95년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를 제작했던 서울영상집단은 97년 5월 또다시 두밀리를 방문한다. 제작 스텝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예의 씩씩했던 아저씨들은 평범한 농부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지만 카메라가 주어지면 자연을 찍고 싶다고도 하고, 서울영상집단이 새롭게 찍고 있는 작품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이들에게 물어본 '변방'과 '중심'은 어디일까? 이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듯이 변방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세상의 중심이다.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공간 이동이 아니라 관점 이동이다. 이제 익숙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변방에 대한, 중심에 대한,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한 관심과 견해를 얘기한다. 이 영화가 따뜻하기를 바란다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말처럼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따뜻하다. 첫번째 단락 : 고민, 충돌은 희망이다. 그러나 곧 키격태격하며 영화는 시작부터 급전직하한다. 이는 한국 독립영화의 반골적 기질을 보여주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투쟁이 아니다. 오히려 예상과는 반대로 한국의 대표적 독립영화 단체라 할 수 있는 노동자뉴스제작단과 푸른영상의 대표가 서로 언성을 높이며 감정 대립까지 치닫는 모습이 나타난다. 독립영화권 내의 의견 불일치와 대립, 그리고 그에 수반해 알게 모르게 존재하고 있던 감정적 골, 이러한 것들은 사실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이 독립영화에 대해 '타인'들에게 말할 때 일단은 숨기고 싶은 치부이다. 그러나 초장부터 과감히 이러한 문제를 드러낸 감독의 의도는 단락의 제목으로부터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독립영화를 시작한 지 10년을 즈음하여 감독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법들... 처음으로 돌아가 묻는다. 한국에서 독립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두번째 단락 : 열정, 시대를 품고 출발한다. 난데없이 박광수, 송능한, 김홍준 등 충무로에서 잘 나가는(?) 중견 감독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들은 현재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지만, 애초 독립영화의 모태를 이루었던 대학영화패 얄라셩과 서울영화집단의 성원으로서 그들이 작업했던 당시의 열정과 처지, 환경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시퀀스는 곧바로 <상계동 올림픽>, <파업전야>의 경험으로 이어짐으로써 그들의 열정이 단순히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한국사회의 제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현실적인 개혁 흐름에 뛰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영화는 '영화운동'으로 발전하고, 극장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한 가운데에 있게 된다. 세번째 단락: 영화, 때로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한다. 독립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독립영화에 대한 입장도 분분하다. 하지만 이 땅에서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건 대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영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발언을 하고자 하면 검열 등을 위시한 당국의 탄압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이는 독립영화를 하면서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고 그것이 던지는 과제들은 독립영화인들로 하여금 전사가 될 것을 요구한다. <파업전야> 탄압과 푸른영상의 김동원 구속, 다큐영상제에서 보여진 자본의 검열, 인디포럼 상영 저지 등 일련의 탄압 사례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독립영화가 과연 무엇으로 규정되는가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전사들의 선언, 저항이야말로 독립영화의 힘이다. 관의 방해로 중단되었던 인디포럼 97을 재개하며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한다. 그 뒤로 흐르는 영화들의 행렬은 당당하게 살아 온 독립영화인들의 영화와 삶 그 자체의 감동을 엮는다. 네번째 단락: 사람, 온전한 세상을 꿈꾼다. 영화는 재미있다. 박광수 감독의 영화론이다. 영화 말고는 만족할 만한 일이 없다. 김윤태 감독의 인생론이다. 영화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으론 이렇게 단순하고 확고하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힘들고 고달프다. <낮은 목소리 2> 작업 도중 강덕경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의 제작진들은 슬픔을 삭이고, 아니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작업에 몰두한다. 하지만 억제된 감정들은 숨길 데 없이 그대로 표출된다. 할머니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는 있지만 그들은 이미 카메라와 대상의 관계가 아니다. 이는 영화가 단순히 영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독립영화인들이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예시이다. 철거민 문제를 찍어온 김동원 감독은 봉천9동 주거대책 위원회의 위원장이다. 주민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새우깡에 깡소주를 먹으면서 산동네의 한가운데서 그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역설한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온전한 세상을 꿈꾸면서 영화는 그들의 삶이 되어버린 것이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그 희망의 단초를 어디서 찾는가는 다르지만 모두들 그 온전한 세상을 향한 바람은 변함이 없다. 다섯번째 단락: 희망, 충돌의 끝에서 다시 시작이다. 충돌은 충돌로서 끝나지 않는다. 충돌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판삼아 다시 시작한다. 그것이 97년 이 땅에서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수도없이 좌절하면서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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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 시놉시스 :: 2004/06/07 09:29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에 대한 서울영상집단의 ‘특별한 시선’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당신은 행복한가, 당신의 영화는 독립영화인가, 1997년 독립영화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때로는 희망이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이기도 한 ‘영화’를 생각하고, ‘인생’을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영화,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바로 그런 영화다. 20여년 전, 독립영화의 근원은 이미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부정(否定)이었다. 지배적인 질서, 관습적인 영화, 고여있는 모든 것들...... 부정은 새로운 시각을 탄생시켰고, 그것은 현실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져왔다. 그러한 순간, 그들이 주목한 곳은 시대가 함축된 삶의 전선이었다. 그 전선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고단한 싸움이며, 눈물이며, 감동이고 희망이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그곳은 변방이다. 그러나 일상에 대한 저항이 시작되는 그 순간, 그곳은 세상의 중심이다. 새로운 중심,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변방에 존재하며 바로 그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상계동 올림픽’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김동원, 강덕경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하기’라며 눈물을 머금은 신명화, 자신의 영화가 혁명의 일부가 된다면 사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는 이지영, 영원한 장산곶매를 꿈꾸는 이용배, 나설 자격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하는 낭희섭, 좋은 세상이 오면 낚시를 하고 싶다는 김명준, ‘한줌의 무리도 안되는’ 독립영화인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최진아,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는 홍형숙...... 독립영화인들의 자성과 딜레머, 긍지와 신념.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관습으로 고정된 독립영화의 현재를 아프게 드러내고, 조금씩 길을 가고 있는 희망을 얘기하며, 서로에게 믿음을 발견하기 위한 독립영화 내부의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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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 작품개요 :: 2004/06/07 09:28

제목 변방에서 중심으로-독립영화에 대한 특별한 시선 장르 다큐멘터리 사양 DV & Btacam 길이 64분 연출 홍형숙 제작 서울영상집단 제작연도 1997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상영 제10회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초청 199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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